성년후견인 지정, 부모님의 재산과 일상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기준
부모님이 고령이나 질병으로 금융거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계약의 의미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면 가족들은 큰 고민에 빠집니다. 병원비를 지급하거나 예금을 관리해야 하는데 본인의 의사 확인이 어렵고, 부동산이나 재산관리를 둘러싸고 가족 사이에 의견까지 갈린다면 단순한 가족 내부의 합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검토하게 되는 제도가 바로 성년후견인 지정입니다. 다만 법률적으로는 가족이 임의로 후견인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년후견개시 심판 과정에서 가정법원이 성년후견인을 선임한다는 점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민법 제936조는 성년후견인을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원한다고 곧바로 후견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년후견인 지정 문제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오해가 있습니다.
“제가 장남이니까 제가 후견인이 되는 것 아닌가요?”
“어머니를 계속 모셨으니 다른 형제보다 제가 우선 아닌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것은 특정 가족의 서열이나 주장보다 당사자인 피성년후견인의 의사와 복리입니다. 민법 제936조 제4항에 따르면 법원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건강상태, 생활관계, 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당사자와 후견인 후보자 사이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따라서 가족 간 재산분쟁이 심하거나 특정 자녀가 부모의 재산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면 그 사정 역시 후견인 선임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성년후견이 정말 필요한 상태인가’입니다
성년후견제도는 단지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이용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핵심은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 때문에 자신의 법률행위나 재산관리를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년후견개시 과정에서는 본인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료자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정신상태에 관하여 의사의 감정을 거치도록 하는 절차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진술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결국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 제출하기보다 진단서, 의무기록, 인지기능 상태, 실제 금융거래나 일상생활에서 판단능력 저하가 나타난 구체적인 상황까지 함께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산이 많을수록 후견인의 적합성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성년후견인이 선임되면 단순히 병원에 보호자로 동행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인은 법정대리인으로서 피성년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필요한 법률행위를 수행하게 됩니다. 동시에 신상보호와 관련된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후견인이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피성년후견인의 복리를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살펴봅니다.
특히 부동산, 예금, 임대수익, 사업체 지분 등 상당한 재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형제 중 한 명이 “내가 부모님 재산을 관리하겠다”고 주장하더라도 다른 형제들과 상속이나 증여 문제로 이미 대립하고 있다면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가족 중 누군가를 반드시 후견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보다, 부모님의 재산과 생활을 가장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 선임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본인의 복리’입니다
성년후견 사건에서는 누가 부모님에게 더 잘했는지를 감정적으로 주장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합니다.
후견인 후보자가 지금까지 부모님의 병원진료와 생활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다른 가족들과 심각한 재산분쟁이 없는지 등을 정리해야 합니다.
또한 법원은 후견인의 직업과 경험, 피성년후견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까지 살펴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이 아닌 제3자가 후견인으로 선임되는 방향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결국 성년후견인 지정은 가족끼리 “누가 맡을 것인가”를 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법원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방법을 찾는 절차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성년후견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묻는 세 가지 질문
Q. 자녀가 신청하면 그 자녀가 자동으로 성년후견인이 되나요?
아닙니다. 후견개시를 청구한 사람과 실제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는 사람은 반드시 같을 필요가 없습니다. 민법 제936조에 따라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선임하며, 본인의 의사와 건강, 생활 및 재산상황, 후보자의 경험과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뿐 아니라 그것이 부모님의 복리에 부합한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형제들이 반대하면 성년후견인 지정이 불가능한가요?
가족의 반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절차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족 간 갈등이 심하다면 법원은 왜 분쟁이 발생했는지, 후견인 후보자가 부모님의 재산과 이해충돌 관계에 있지는 않은지를 더욱 면밀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적인 비난보다는 의료자료, 재산관리 내역, 간병 상황 등 객관적인 자료로 후견 필요성과 후보자의 적합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Q. 치매 진단만 있으면 바로 성년후견이 시작되나요?
진단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정신적 제약 때문에 자신의 사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상태인지가 중요하며, 가정법원은 필요한 경우 의학적 감정을 실시하고 당사자의 의사도 확인합니다. 따라서 진료기록뿐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과 재산관리에서 판단능력 저하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마지막 자기결정권까지 지키는 후견이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 지정은 부모님의 재산을 누가 대신 관리할지를 결정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워진 사람의 재산과 생활, 그리고 남아 있는 자기결정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가족 간 의견이 엇갈릴수록 “내가 후견인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보다 무엇이 부모님의 복리에 가장 적합한가라는 법원의 판단기준에 맞춰 접근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세웅의 오경수 변호사는 성년후견 절차가 또 다른 가족분쟁의 시작이 아니라, 소중한 가족의 삶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법률적 방향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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